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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영장실질심사제도에 대한 단상(신문기사 소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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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대전지방법원 | 작성일 | 2008.06.11 | 조회 | 1393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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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6. 11.자 대전일보 22면 기사 발췌 - 대전지법 김성수 부장판사
영장실질심사제도에 대한 단상
요즘 신문이나 방송을 보면 사회 저명인사 아무개가 아무개법원에서 영장실질심문을 받는다는 보도를 자주 접하게 된다. 영장은 검사의 청구에 의하여 판사가 발부한다. 판사는 영장을 발부하기 전에 검찰이나 경찰에서 만든 수사기록뿐만 아니라 죄를 지었다고 의심받는 피의자를 직접 만나 심문을 한 다음에 영장발부 여부를 결정한다. 이와 같이 판사가 구속영장 발부 전에 피의자를 직접 만나 심문하는 제도를 영장실질심사제도라 한다. 이와 같은 영장실질심사제도의 의미는 피의자가 체포, 구인된 후 지체 없이 판사를 만나 변명하고 유리한 자료를 제출할 기회를 부여하는 데 있고, 그 과정에서 판사가 피의자에게 하는 ‘심문’은 피의자 또는 가족들에게 서면이나 구두로 개별적으로 진술할 기회를 주는 것으로서, 수사기관이 말로 물어 조사하는 ‘신문’과는 다르다. 종전에는 영장실질심문을 할 때 검사나 변호인이 피의자를 심문하는 절차가 있었으나, 올해 1월 1일부터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된 후부터는 판사만 피의자를 심문할 수 있고 검사나 변호인은 피의자의 구속 여부에 관한 의견만 진술할 수 있는 것으로 바뀌었다. 또한 개정 형사소송법은 피의자의 심문신청 여부와 상관없이 필요적으로 피의자를 심문하도록 하여 피의자의 인권 보장을 도모하고 있다. 종래에는 구속을 사실상의 처벌로 인식하고, 수사의 목적 달성과 성과, 범죄에 대한 응보나 사회방위 등 일반예방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임을 지나치게 중시하여 수사 및 소송절차에서의 출석 및 형벌의 집행을 담보하려는 본래의 목적과 어긋나게 운용되어 온 측면이 있었다. 우리 사회에는 국민과 언론의 관심이 영장심사단계에 집중되는 특이한 법현상이 존재한다. 수사기관에서는 영장발부 여부를 수사에 대한 평가로 생각하여 구속영장이 발부되어야 수사가 성공했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중요한 것은 본안재판에서 유죄판결을 받아 형을 집행하는 것이다. 영장심사는 최종적인 본안재판까지 피의자의 신병을 어떻게 둘지를 판단하는 절차적인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된다. 개정 형사소송법이 불구속수사의 원칙을 선언하고 공판중심주의를 강화한 것에 비추어 보면 피의자와 피해자의 이해관계나 진술이 첨예하게 대립되는 상황에서는 도망의 우려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는 상태라면 수사단계에서의 방어권 보장의 필요성은 더욱 커진다. 범죄에 대한 일응 소명이 있다고 하더라도 범죄혐의를 부인하는 피의자의 주장에 상당한 근거가 있고, 그러한 주장에 대한 수사는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아 이에 대한 조사의 필요성이 인정되며, 그 근거 등이 범죄혐의 인정에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경우에는 범죄혐의에 대하여 상당한 정도로 소명이 되지 않았다고 볼 여지도 있을 뿐만 아니라, 그 경우 구속이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에 상당한 장애를 초래할 것이기 때문이다. 구속요건을 판단함에 있어 또 하나의 요소는, 구속의 목적에 따른 피의자의 신병의 구속이라는 공익과 구속을 당하는 피의자 개인의 불이익을 비교, 형량하여야 하는 것이다. 일응 구속사유가 있어 보이더라도 수사과정에서 피의자 신병확보의 필요성보다 구속으로 인한 피의자의 생계, 직업, 생활상의 불이익이 더 우월한 경우에는 영장발부 여부에 신중해야 할 것이다. 특히 소년의 경우는 부득이한 사유가 없으면 구속을 신중히 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가출 후 범죄를 저지르고 주거부정 상태에서 체포되었다 하더라도 가정으로의 복귀의사가 있고, 보호자에게 적극적인 보호의지가 있는 경우에는 영장을 기각하는 긍정적인 요소로 고려하고 있다. 따라서 적어도 소년의 경우 영장실질심문을 할 때 보호자가 출석하여 적극적인 관심과 애정을 보이는 경우에는 구속영장이 기각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대부분의 소년은 결손 가정이 많아 보호자가 출석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안타까울 때가 많다. 옛말에 죄는 미워하되 인간은 미워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있다. 영장실질심문의 자리는 판사와 피의자가 소통을 하는 자리이다. 피의자가 거짓으로 포장됨이 없이 솔직하게 자신이 한 행동과 자신이 처한 처지와 심정을 있는 그대로 말하고 가능하면 피해자와 합의를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한다면 용서받지 못할 잘못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김성수<대전지법 부장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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